저는 글을 필생의 업으로 삼고, 음운과 음절과 단어를 체로 치듯 세세히 걸러 그 속에서 사금을 캐낸 후, 마침내는 황금 같이 치열한 사상과 예술을 연금해내고자 하는 그러한 사람이 아닙니다. 일상에서 '이야깃글을 쓰는 사람'과는 전혀 다른 또다른 직함을 가진 저에게 글이 그토록 무거운 존재가 된다면 이는 무척 가혹하고 끔찍한 일이 될 것입니다. 저에게 있어서 글쓰기는 어디까지나 저 자신의 재미를 위한 즐거운 유희일 뿐입니다. 이야깃글을 쓰는 것이 지겨워지면 저는 망설임 없이 그만두고 더욱 재미있는 취미를 만들 것이며, 제가 글을 쓰고 있는 것은 그것이 오로지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읽어주시는 분들이 저와 함께 즐거워 해 주시면 좋겠다는 소박한 소망은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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