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한달쯤 고민하다 주문했다.

살까 말까 싶었지만 아직 펜할리곤스 향수를 한번도 접해본 적 없으므로, 기왕 이용할 거면 많은 향 편하게 시향해보고 사자는 의미에서 구입.

라인업에 블루벨은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시향지를 부탁했고, 동봉되어 도착했다. 함께 온 샘플은 '트랄랄라'의 샘플 쉬먀.


감상은 이하와 같음 


향수에 대한 지식 1도 없음 주의, 매우 주관적임 주의



블렌하임 부케 : 굳이 나누자면 여자향수보다는 남자향수에 가까운 느낌이다. 달콤하거나 꽃향기 같은건 없다. 제일 먼저 느껴진 것은 계피향임. 그리고 미들노트엔 남자 향수에서 흔히 맡을수 있는 화한 오이향? 같은 게 느껴진다. 계피향이 향수에서 흔히 쓰이는 향이 아니라 살짝 독특한데 부담스럽진 않고 역하지도 않다.


아르테미지아 : 뭐라고 할 만큼 강한 인상이 남는 향이 아니다. 그냥 독한 엄마향수 냄새? 막 여성여성한 여리여리한 향은 아니고 엄마 중에서도 보험왕이나 커리어우먼 같은 엄마가 쓸 법한 향?ㅋㅋ 젊은 사람 보다는 사십대 이상의 성숙한 여성이 정장차림에 뿌릴 법한 향이다. 하튼 엄청 좋거나 뙇 꽂히는 향은 아님. 미들-베이스노트는 더더욱이나 취향 아님 뭔가 멀미나는st 쉬먀ㅠㅠ 내가 뿌릴 향수는 아닌듯해여ㅋ..


블루벨 : 제일 시향해 보고 싶은 향수 1위였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시향 안하고 무턱대고 샀으면 한번 뿌려보고 바로 ㅅㅂ하면서 중고나라행이었을듯. 일단 시향지 꺼내서 처음 맡고 느낀게 헐 상했나?ㅋㅋㅋㅋ 였음. 탑노트 그런거 난 모르겠고예 이거슨 향수라고 상상하기는 어려운 냄새입니드. 약간 어디 볕안드는 응달 벽에서 날거같은 쿰쿰하면서도 화한 냄새가 난다. 그리고 안타깝지만 이게 이 향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향인것 같다 ㅋㅋ 진짜 야생의 블루벨 향기일지도 몰겠는데....니예....암튼 돈주고 사진 않겠습니드....


엘레니시아 : 첫향은 벌꿀 느낌이었다. 올ㅋ 괜찮은데? 그리고 달콤하고 풍부한 꽃 향이 느껴졌음. 동봉된 설명서 보니 바닐라 향도 섞인 모양이네. 엄청 여성여성하고 달달하고 좋다. 계속 킁킁 맡게 되는 무난하고 예쁜 향. 이미지는 뭔가 프릴이 잔뜩 달린 흰색 드레스를 입은 귀부인ㅋㅋ이 뿌릴 법한 향이다. 향 자체는 무척 좋은데 내가 즐겨 쓸거 같진 않음 ㅋㅋ 이미지가 안.맞.쨔나!


아이리스 프리마 : 이것도 좀 캐주얼하게 뿌릴 향은 아니다. 꽃향기이긴 한데 살짝 화한 꽃향기 느낌임. 아르테미지아보단 상큼하지만 얘도 기본적으론 성숙한 느낌이다. 그리고 첫향이 날아가면 뭔가 절에서 쓸 법한 향나무랄까 ㅋㅋ 나무 염주 향 냄새 비슷하게 납니드...ㅋㅋㅋㅋㅋ 예...ㅋㅋㅋㅋㅋㅋ 이게 바라를 시향하고 시향하면 대박 ㅋㅋㅋㅋ 절냄새 대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라 : 특이한데 오히려 성숙성숙 좀 무거운 향들 사이에 있으니 신선하고 좋게 느껴지는듯? 첫향은 상큼시큼하게 톡 쏘는 느낌이다. 향 자체는 무겁고 멀미나기보다는 시원하고 가벼운 느낌. 톡 쏘는 첫향은 금방 날아가고 곧 부드럽게 느껴진다. 샤워코롱 느낌? 여성스럽진 않고 좀 중성적인 느낌이다.


오렌지 블라썸 : 블루벨만큼 기대한 향이었다. 그리고 블루벨만큼 실망 쉬먀.....오렌지 블라썸이라길래 상큼한 과일향 기대했는데 그른거 없고예....첫향은 약간 생화 특유의 쿰쿰함? 같은게 느껴진다. 그리고 생각보다 무거운 달달함이다. 저 위의 아르테미지아나 아이리스 프리마 st의 무거운 달달함. 얘도 그닥 특색있게 느껴지지 않음. 오렌지향 전혀 안납니드...니예...


사토리얼 : 저 위의 여자향수(라고 설명서에 써 있던 것)들을 쫙 시향해보고 실망해서 남자향수(라고 설명서에 써 있던 것)들의 시향은 미뤄왔는데 얜 막상 맡아보니 나쁘지 않았다. 이국적이라 인상 깊은 향. 특이하게 한약냄새 같은게 좀 나고예.....멀미나는 달달한 향 안나고예....하지만 역시 돈주고 본품 살것 같진 않다.


쿼커스 : 걍 특색없는 남자향수 느낌. 이게 시트러스 향? 인지는 모르겠는데...하튼 그 특유의 남자스킨냄새 같은거 남. 남자가 촤 촤 세수하고 촤 촤 뿌릴거같은. 아부지 스킨냄새 하면 딱 떠오르는 향인데 딱히 올드한 느낌은 없다. 그냥 흔한 느낌이라 그런가? 젊은사람이 뿌려도 그러려니...할듯.


오퍼스 1870 : 위에 쓴 톡 쏘는듯한 남자스킨냄새는 없는데 대신 묵직한 절냄새가.....향나무 염주냄새가.....니예.....혹시나 해서 비교시향 ㅋㅋ 해봤는데 아이리스 프리마는 이거에 비하면 훨씬 가볍고 달콤하고 부드럽다. 이놈이 향수 열개 중에서 향나무 염주냄새 일등인듯 ㅋㅋ


앤디미온 : 엥? 이거 완전 세일러문 남자친구 이름 아니냐?ㅋㅋㅋ 묵직한 남자 향수들(쿼커스, 오퍼스) 뿌리고 바로 시향해서인지 상대적으로는 훨씬 가볍고 달콤한 느낌이다. (예전에 이것만 따로 시향했을땐 이런 느낌 아니었는디 ㅋㅋ) 약간 달달한 과일 느낌마저 나는 것이 여자쪽 향수인줄 알았는데 설명서 보니 아니네? 암튼 얘는 남자가 뿌리려면 예쁘장하고 파릇파릇한 꽃미남(!) 계열의 젊은(!) 남자가 뿌리면 딱 어울릴 듯하다. 근데 일말의 담배냄새? 탄내? 같은게 한 방울 섞여 있네. 거슬릴 정도는 아니지만 이게 얘를 여자쪽 향수가 아니라 남자쪽으로 분류하게 만든 듯...이 중에서는 거의 가장 중성적인 향 같다.

+ 탑노트 날아가고 10~20분 뒤에 맡아 보니까 얘도 만만치 않게 무겁네 ㅋㅋ 쿼커스가 미들노트는 더 가벼울 지경. 오퍼스는....니예...절냄새 여전하고예.....아이리스 프리마는 절냄새 상당히 날아가고 달콤해졌다.





호우 시향기 의외로 며칠 걸려서 썼네(지금은 9.2 밤임) ㅋㅋ 이렇게 많은 향수를 맡아본게 처음이기도 하고, 쭉 시향하면서 느낀건데 앞에 무슨 향을 먼저 시향했느냐에 따라 향수에 대한 인상이 많이 달라지는것 같음. 


그래서 감상 쓸때는 하루에 3개 정도 양쪽 팔 이곳저곳에 나눠보고 시향했지만 아마 이 3개의 순서나 조합이 달라졌으면 향수에 대한 감상이 약간씩 달라졌을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롱 혹시나 해서 한번 시향해보고 다음번 시향때에 다른 향들이랑 비교해 보기도 했는데, 향수에 대한 인상이 크게 달라지는 건 아니고예.....예를 들어 앤디미온은 내가 이거 받아서 제일 먼저 마개 열었던 향수인데, 그땐 헐 뭐야 걍 무겁고 강하고 별로 특색없는 향이네 하고 좀 실망했었다. 하지만 위에 쓴대로 오퍼스 쿼커스 맡고 이거 맡아보니...훠우 남자향수 중에선 엄청 가볍쟈나요ㅋㅋㅋㅋ


음, 니치향수 중 펜할리곤스에 관심을 가진 건 툭까놓고 이게 제일 럭셔리한 느낌이 들어서였다. 브랜드 어감도 예쁘고 보틀 디자인도 예쁘고. 영국 왕실의 향수라자나 ㅋㅋ 조말론 딥디크는 너무 유명해서 니치향수 느낌도 별로 안나고 아닉구딸은 아모레퍼시픽이 인수했대서 뭔가 또 괜히 급 국산느낌 나고ㅋㅋ 해서 누가 향수 좋다~뭐써? 하고 물었을때 나의 허세와 허영심을 제일 뽝! 충족시켜줄만한 브랜드다 싶어서 골랐는데.


총평은 기대 이하였다. 내가 향수에 조예가 깊지 못해서 그릉가 블루벨 같은건 맡고 충격에 빠지기도. 전반적으로 (다른 사람 시향기에서도 이미 봤지만) 향이 무겁고 강한 편이고 젊은 사람보다는 부내나는 30대 후반부터나, 그리고 캐주얼한 자리에서보단 상견례나 비즈니스파티같은 격식 차린 자리에서나 써봄직한 그런 이미지였음. 둘다 해당안되는 나는 썩 땡기지 않쟈나여....


그나마 느낌 좋았던 건 엘레니시아, 블렌하임 부케, 사토리얼 정도인데 전부 이거다! 이거 쓸거야!!! 내꺼여 내향임!!!! 싶은 향들은 아니었다. 그냥 그.나.마 내 취향에 가깝고 덜 멀미난다는 거임.......


아 지속력도 그저 그랬던거 같다. 보통 시향하고 바로 샤워하거나 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는데...보니까 여자향수는 오렌지블라썸 빼곤 전부 오드퍼퓸이네. 쟤만 오드뚜왈렛. 근데 지속력 왜죠. 남자향수는 앤디미온이랑 쿼커스 두개가 코롱이고 나머지는 오드뚜왈렛. 암튼 지속력은 썩 길지 않은듯하다.




결론적으로는 기대한 만큼의 가성비는 안나옴. 기회되면 딥디크 시향이나 한번 해보고, 얘도 별로면 걍 올리브영 가서 불가리 아메시스트나 글로우바이제이로같이 국민향수나 사다 쓰는게 더 낫겠다 싶다;; 그리고 더욱 결론적으로는 그냥 향수 안 써도 될거 같아예.......사실 향수 잘 뿌리지도 않고. 바디로션이나 바디워시도 괜찮은거 널린 데다 저번에 터미널21에서 빅시 퓨어시덕션 맡아봤는데 상큼하니 좋았쟈나......(러브스펠이 쪼금 더 인기인거 같은데 난 퓨어시덕션이 더 좋았음 ㅋㅋ)



내오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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