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정보라곤 영화사에서 길이 남을 영화라는것 정도만 알고 봤다.

 

- 노잼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시작부터 빨려들었다.

 

- 초반 결혼식 풍경이 화사하고 레트로했다. 배경 연도는 사람들 의상이나 자동차 같은 거 보면서 한 60년대 정도인가? 싶었는데 "지금은 1946년이다, 모두가 폭력을 원하지 않는다" 뭐 이런 비슷한 대사를 보고서야 알았다. 헐. 생각보다 더 전이었네. 그리고 저 대사는 지금 써도 위화감 없겠네 함. (물론 폭력은 그때도 지금도 있겠지만)

 

- 알파치노가 나온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얼굴은 잘 몰라서 처음엔 돈 콜리오네인가 싶었다.

근데 아무래도...셋째 아들이 너무 잘생겼어. 시작부터 심상치가 않아. 와꾸에서 이미 무거운 비중이 너무 뿜어져 나와. 그래서 자연스럽게 마이클이 알파치노라는 걸 알았다. 그냥 마이클이 주인공이고 알파치노라는 걸 받아들여버렸다.

 

- 자른 말대가리 나오는 그 유명한 장면은 진짜 너무 유명해서 알고 있었다. 말이 실제 말이었댔나 어쨌댔나... 사실이라면 너무 동물학대라 지금 감성으로 보면 힘들지만 ㅠㅠ 아무튼 보긴 봤고, 장면 자체는 추측 가능한 시점에 나와서 놀라진 않았다.

 

그리고 어떤 내용 중에 나오는건지도 알게 되어 속이 시원했다. 약간 남들 다 아는 영화 유행어나 장면을 이제 나도 알게 되어 속 시원한 너낌...!

 

- 마이클이 아버지의 복수를 하는 장면은, 레스토랑 가기 전부터 진짜 너무 쫄려서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재생을 멈췄다 켰다 화면을 작게 했다 키웠다 염병을 하다가 결국 상대방 뒤통수에서 피가 터지는 걸 보고서야 화면을 키웠다.

거사가 끝나고도 총 버려! 버리라고! 하면서 보다가 마이클이 쿨하게 총 뒤로 휙 버리는거 보고 아휴 끝났네 함.

 

이건 진짜 ㅋㅋㅋ 몇년간 본 그 어떤 영상물 중에서도 제일 쫄고 몰입해서 봤다. 최고.

 

- 마이클이 혼자 아버지 지키던 병원 씬도 엄청 쫄깃했다. 혹시 간호사가 스파이인가 하면서 쫄며 봤는데 다행히 아니었네 ㅋㅋ 진짜 뭐라 해야되지 그 시퀀스의 분위기...온도 습도...미친 개 쫄리고 스산해. 병원 입구에 트리가 전구로 장식돼 있는데도 무슨 공포영화 같았다. 분명 총격전이 벌어지겠거니 했는데 안 벌어진 것도 낚인 거겠지? 하...이 감독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하네 ㅠㅠ

 

- 시칠리아로 간 마이클이 아폴로니아를 처음 마주치는 장면은 읭? 했다. 그냥 아는 사람인가...? 싶었는데 첫눈에 반한 거라니 헐; 이후에 식당으로 가서 경호원 중 하나가 "악마라도 홀릴 여자" 비슷한 평을 하는 것도 당황스러웠다.

그...그정도로 절세미인인지는...잘 모르겠읍니다...... 헤메코의 문제였나 전혀 미인으로 보이지 않았다. 옛날 영화에 나오는 미인들은 진짜 살벌하게 아름답다고 생각하는디;

 

- 사실 케이도 처음엔 그냥저냥...? 이라고 생각했는데 아폴로니아를 보고 났더니 선녀로 여겨졌다 완전 세련된 뉴욕여자ㅋㅋ

 

- 아폴로니아가 죽고 나서 바로 다음 장면쯤 미국으로 돌아간 마이클이 급 케이한테 청혼하는거 보고 정색했다. 뭐야 케이 버리고 결혼한 주제에 마누라 죽자마자 구여친 다시 찾아가서 너 뭐 하는...? 케이는 이 사실을 전부 알고 다시 받아줬나 모르겠네 아무튼 저거 보고 마이클한테 개 정떨어졌음.

 

- 돈 콜리오네 안죽고 살아난거 보고 동네 아는 할아버지 or 친척 할아버지 쾌차하신거마냥 반가웠음ㅋㅋ;

 

- 칼리지보이가 (사실 대학생 아니고 직업군인인가? 했는디; 생각보다 어려서 놀랐...) 아버지의 복수를 기점으로 마피아 보스가 되어가는 과정이 잘 보였다. 호부밑에 견자 없다더니 존나 머리잘돌려...개 쎄고 개 냉정해...냉혹해...!

 

- 조카 대부 그 행사 하면서 교차편집으로 경쟁자들 싹 총으로 갈겨버리는 결말부 장면들은 그냥 감탄밖에 안 나왔다.

마스터피스는 수많은 열화복제물들을 생산하는데, 대부를 보며 그 수많은 카피나 오마주들의 원본을 찾은 듯한 쾌감이 느껴졌다.

 

- 케이한테 청혼하면서 자기네 사업 5년안에 전부 합법의 영역으로 들여놓을 거라더니 그 약속...못지킬 거라는건 속편 안 봐도 알겠다.

 

- 엔딩 장면도 인상깊었다. 마이클이 케이한테 존나 소리지르는거 보고 또한번 정떨어짐...와 ㅅㅂ 그리고 위스키따르던 케이가 못보게 문 닫아버리는 것도.

 

- 마이클네 누나 진짜 남자보는 눈 최악;;; 임신중에 바람피고 폭행하는 남자랑 대체 왜 결혼한거? 시대상 때문에 어쩔수 없었나...아니 그렇다쳐도 그나마 소니가 쌍놈새끼 개같이 패줘서 사이다였는데 이새끼가 배신해서 소니 죽었자녀 ㅠㅠ

소니가 여동생더러 "내가 널 과부로 만들겠니?" 이러고 가서 제부새끼 존나 패는데 정말 든든했는데 ㅠㅠ 결혼해서 쓰레기새끼랑 밥상머리앞에서 접시다깨고 지랄났다가 그거 잡으러 간 소니가 벌집돼서 죽으니 더 짜증이 ㅠㅠ

마지막에 마이클이 설마 이새끼 안죽여? 했는데 목졸라 죽여서 그나마 편-안해짐.

 

- 2부도 평이 좋고 3부는 좀 처지는 것 같은데, 나중에 기회 되면 2편도 좀 봐야겠다ㅎㅎ 

 

- 50년전 영화를 진짜 이렇게 재밌게 보다니...역시 명작은 시대를 초월한다. 너무 재밌어. 질 좋은 고급 음식을 먹고 난 기쁜 포만감이 들었다. 시대를 가리지 않고 이렇게 양질의 컨텐츠만 잔뜩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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